
줄임말 속에 숨은 우리의 사고 방식
“오운완”, “갑분싸”, “슬세권”...
이 단어들, 이제는 너무 익숙하죠.
그런데 처음 들었을 땐, 솔직히 무슨 말인지 몰랐던 분들 많을 거예요.
그런데 이런 신조어들, 단순히 줄이기만 한 게 아닙니다.
“오늘 운동 완료”는 ‘오운완’
“갑자기 분위기 싸해짐”은 ‘갑분싸’
“슬리퍼 신고 다닐 수 있는 생활권”은 ‘슬세권’이 되었죠.
이렇게 표현을 줄인다는 건,
길었던 설명을 훨씬 빠르게 떠올릴 수 있는 구조로 바꿨다는 뜻이에요.
즉, 줄임말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우리가 사고를 정리하고 표현하는 방식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어요.
최근 뉴스에서 등장한 곤충 하나가 떠오르네요.
도심 속에서 발견되며 “러브버그”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곤충.
하지만 전문가들은 “붉은등우단털파리”라고 부릅니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시선을 담고 있어요.
같은 대상을 두고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표현이 달라지고,
그 표현은 다시 우리의 사고 방식을 드러내게 됩니다.
이런 표현들이 널리 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들이 반복해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낯설어도,
반복되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통용되는 ‘약속’이 되죠.
그리고 그 약속은 시간이 지나면 또 바뀌기도 합니다.
다른 줄임말이 생기고, 어떤 표현은 사라지기도 하죠.
즉, 줄임말은
생각을 압축하고 → 해석을 담고 → 반복을 통해 약속으로 굳어지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
짧은 단어 하나.
그 속에 우리의 감각, 생각, 문화가 녹아 있습니다.
우리가 쓰는 말은
단지 표현이 아니라,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
그리고 사고의 형식이기도 해요.
🎥 유튜브 영상 보기 → https://youtu.be/OAzNmO60M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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