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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데, 왜 우리는 본 것처럼 느낄까?

교양수학

by 독해진수학 2025. 6. 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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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래 그림을 본 적 있으신가요?

 

세 개의 검은 원 일부만 보이는데,

우리는 그 사이에 하얀 삼각형이 있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실제로 삼각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선을 그리지도 않았고, 면도 채우지 않았는데,

왜 우리는 있다고 ‘착각’하는 걸까요?

 


이건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우리 뇌의 독특한 작동 방식 때문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게슈탈트(Gestalt) 원리라고 부릅니다.

부분만 보고도 전체를 떠올리는 방식,

우리는 매일 무의식적으로 이런 판단을 하고 있죠.

 

게슈탈트는 일상의 아주 작은 장면에서도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한 입 베어먹은 사과를 보면

우리는 굳이 ‘Apple’이라는 글자를 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 브랜드를 떠올리게 되죠.

이처럼 우리의 뇌는

불완전한 형태나 단서들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형태의 보완(closure)이라고 부르며,

‘보이지 않지만 느껴지는 것’을 우리가 떠올릴 수 있도록 합니다.


이 원리는 수학에서도 똑같이 작동합니다.

수직선을 한번 떠올려볼까요?

가운데 0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1, 2, 3...

왼쪽에는 -1, -2, -3...

우리는 이런 정수들을 기준으로 숫자를 나열합니다.

하지만 그 사이를 보면

무언가 텅 빈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빈틈을 채우기 위해

1과 2 사이에는 3등분된 값들,

즉 4/3, 5/3 같은 유리수를 도입하게 됩니다.

 

유리수는 분수로 표현 가능한 수들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2/5, 7/8, 9/3 이런 수들이 모두 유리수죠.

그런데, 아무리 유리수를 세밀하게 넣어도

완전히 빈틈을 채울 수는 없습니다.

 

1.41421356…

끝없이 이어지며, 반복되지 않는 소수.

바로 √2 같은 무리수입니다.

무리수는 분수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어요.

 

그래서 유리수만으로는 절대로

수직선의 모든 부분을 채울 수 없습니다.

결국, 우리는 유리수와 무리수를 모두 포함한

실수(real number) 체계를 만들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수직선은

비로소 끊어짐 없이 ‘연속적인 수의 세계’로 완성되죠.

 

보이지 않는데도 본 것처럼 느끼고,

존재하지 않는데도 있다고 믿는 마음.

이것은 착각이 아닌,

우리 뇌가 만들어낸 정교한 작동 방식입니다.

게슈탈트는 단지 그림 속 삼각형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수를 이해하고 구조를 만들어내는 수학 속에서도

깊이 작동하고 있는 원리입니다.

 

수학은 어쩌면,

그 빈틈을 상상하고 채워가는 인간의 본능이자

사고의 확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처음엔 안 보였던 무언가가

어느 순간 갑자기 보였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게 바로 게슈탈트의 시작이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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